[탄소포집 CCUS 17편] 결론 및 제언

작성일 2026-07-13  |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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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배출원에서 시작하는, 현실적인 탄소중립

지금까지 중소형 CO₂ 포집 시스템의 필요성과 개발 및 활용 사례를 살펴보았습니다. 대형 발전소·제철소 중심의 CCS에서 출발해, 도심과 산업 현장 곳곳에 분산된 중소 배출원, 그리고 이들을 현장 단위에서 관리하는 중소형 포집 기술까지 이야기를 이어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확인한 사실은 분명했습니다. 분산형 배출원은 개별 배출량이 크지 않아 보이지만 전체적으로는 산업 부문 배출량의 약 30%를 차지합니다. 국내 중소기업의 81%가 탄소중립의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56%는 아직 실질적인 대응 계획을 갖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필요성은 커졌지만, 이를 실행할 수 있는 현실적인 수단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이 기술은 지금 어디까지 왔고, 무엇이 더 필요할까요? 중소형 탄소포집 기술의 현황을 정리하고, 이 기술이 현실적인 해법으로 자리 잡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함께 짚어보고자 합니다.


1. CCUS 기술의 현황

대부분의 포집은 '연소 후 포집'을 목표로 합니다

현재 상용화된 탄소포집 기술의 대부분은 연소 후 포집(Post-combustion) 방식을 목표로 합니다. 상업·주거용 건물의 보일러, 산업용 보일러, 발전소 등에서 연료를 태운 뒤 나오는 배기가스에서 CO₂를 분리해내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배기가스의 CO₂ 농도는 대략 5~15%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농도가 높아 포집이 효율적이라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와 대비되는 방식으로 대기 중의 CO₂를 직접 포집하는 직접 공기 포집(DAC, Direct Air Capture)이 있습니다. 다만 대기 중 CO₂ 농도는 약 0.04% (425ppm 내외)로, 배기가스보다 약 100배가량 낮습니다. 농도가 낮을수록 같은 양의 CO₂를 포집하기 위해 훨씬 많은 공기를 처리해야 하고, 그만큼 에너지와 설비 부담이 커집니다. 실제로 2025년 기준 DAC의 포집 비용은 톤당 수백 달러에서 1,000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며, 대규모 상용화 이전인 현재로서는 실제 설비의 단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입니다.
 

이처럼 DAC가 대기 저농도라는 한계로 아직 포집량과 경제성 측면에서 제약이 큰 반면, 배기가스를 대상으로 하는 연소 후 포집은 중소 현장에 적용하기에 보다 현실적입니다. 리필이 보일러 배기가스를 대상으로 하는 것도 바로 이 ‘연소 후 포집’에 해당합니다.



흡수제·흡착제 기술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현재 상용 연소 후 포집 기술의 주류는 아민 기반 흡수제입니다. 아민계 흡수제는 CO₂를 흡수한 뒤 열을 가해 다시 순수한 CO₂ 기체로 떼어내고 흡수제를 재생하는 방식으로, 이렇게 회수한 CO₂는 저장하거나 기체 상태로 활용하기에 적합합니다. 다만 이 재생 과정에서 상당한 에너지가 소모되고, 무엇보다 최종 산출물이 '순수 CO₂ 가스'이기 때문에 이를 고체 자원으로 굳혀 활용하는 경로와는 방향이 다릅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광물 탄산화 — CO₂를 금속 성분과 반응시켜 탄산염이라는 고체 자원으로 전환하는 방식 — 와의 간극이 생깁니다. CO₂를 붙잡았다 다시 놓아주는 재생형 흡수 방식으로는, CO₂를 곧바로 탄산염으로 고정하는 자원화 경로로 이어지기가 쉽지 않습니다. 별도의 전환 공정을 추가로 붙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리필은 이러한 간극을 메우기 위해 알칼리성 흡수 방식에 주목합니다. CO₂를 흡수하는 그 단계에서 곧바로 탄산염이 생성되도록 하는 접근으로, 포집과 자원화가 별개의 공정이 아니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됩니다. 
 

중소규모 탄소 포집이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전환이 일어납니다. 중소규모 탄소 포집은 단순히 감내해야 할 '비용'이 아니라,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수익을 확보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중소 사업장의 경우 포집 설비 도입에 따른 초기 설치비와 운영비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포집된 CO₂를 탄산염 등 활용 가능한 자원으로 전환해 새로운 수익 모델과 연계할 수 있다면, 기술 도입에 대한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고 탄소중립 참여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즉, 중소규모 탄소 포집 → 고부가가치 창출 → 수익 확보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2. 국내에서는, 무엇이 더 필요한가

다만 이 수익 구조가 현장에서 실제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국내에 세 가지가 함께 갖추어져야 합니다. 감축 기여분을 산정하고, 이를 크레딧으로 거래하며, 이를 뒷받침할 제도가 연계되는 흐름입니다.

감축 기여분을 ‘산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배출량을 관리하려면 먼저 정확히 측정하고 분류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온실가스 산정·보고 표준인 GHG Protocol은 배출을 세 가지 범위로 구분합니다.
 

 구분

 설명

 예시

 Scope1

 기업이 직접 배출하는 온실가스

 공정 연료 연소,보일러 등

 Scope2

 전기,열 등의 에너지 사용으로 인한 간접 배출

 전기 사용으로 인한 배출

 Scope3

 가치사슬로 인한 기타 간접 배출

 협력사 및 하청업체의 배출, 운송, 소비자 사용


특히 주목할 것은 Scope 3입니다. Scope 3은 기업 전체 배출의 약 70~90%에 달할 만큼 비중이 큽니다. 이는 곧 대기업이 자사 배출뿐 아니라 협력사, 즉 중소기업의 배출까지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이며, 그 요구가 공급망을 타고 중소기업의 산정·보고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공식적인 산정 지침(GHG Protocol)이 존재함에도, 중소형 포집을 통한 감축 기여분을 어떻게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완전한 표준화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중소형 포집이 실질적인 감축 성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그 기여분을 명확히 산정할 수 있는 체계가 함께 정비되어야 합니다.
 

감축분이 '크레딧'으로 거래될 수 있어야 합니다

산정된 감축분이 수익으로 연결되려면, 이를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지점에서 중요한 것이 자발적 탄소시장(VCM, Voluntary Carbon Market)입니다. VCM은 법적 감축 의무가 없는 개인·기업·기관이 자발적으로 감축 프로젝트에 참여해 탄소 크레딧을 발행하고 거래하는 민간 주도의 시장으로, 정부가 배출권을 직접 할당하는 규제적 탄소시장(CCM)과 구분됩니다.
 

국내 VCM은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빠르게 기반을 갖춰가고 있습니다. 2023년 대한상공회의소가 탄소감축인증센터를 설치했고, 나아가 2026년에는 정부가 자발적 탄소크레딧에 법적 지위를 부여하고 한국거래소 기반의 시장을 개설하는 「자발적 탄소시장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의 배경에는 명확한 문제의식이 있습니다. 현재 VCM에서 거래되는 크레딧은 법적 지위가 없어 기업 투자와 시장 형성에 한계가 있으며, 배출권거래제와 달리 세제·정책 지원의 기반도 부족한 상황입니다. VCM이 활성화되고 크레딧의 신뢰성과 법적 지위가 확보된다면, 중소형 포집을 통한 감축분이 비로소 실질적인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제도’와 인센티브가 연계되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흐름을 뒷받침할 제도적 기반이 필요합니다. 국내에서는 2024년 2월 제정되어 2025년 2월부터 시행된 CCUS법(이산화탄소 포집·수송·저장 및 활용에 관한 법률)이 그 출발점입니다.

이 법은 '활용'을 포집한 CO₂를 유용한 물질로 전환해 산업에 이용하거나 배출가스를 직접 이용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어, 리필이 지향하는 CCU 방식이 법적 정의 안에 포함됩니다. 또한 CO₂ 활용 전문기업에 대한 확인·지원, 기술 및 제품 인증, 실증·사업화 지원, 사업비 보조·융자 등 다양한 기업지원의 근거를 담고 있으며, CCUS 집적화단지와 진흥센터 설립의 근거도 마련했습니다.
 

다만 아직 남은 과제도 분명합니다. CCU 제품의 CO₂ 감축 기여도를 산정할 구체적 기준이나, 저배출원에 대한 실질적인 세제 혜택과의 연계는 여전히 정비가 필요한 영역입니다. 국내에서도 중소기업 대상 정부 보조금 지원과 시스템 설치 사례가 꾸준히 늘고 있는 만큼, 정책상의 지원과 세제 혜택이 중소형 포집 도입과 명확하게 연계된다면 기업의 참여를 한층 앞당길 수 있을 것입니다.


리필이 바라보는 방향

리필은 상업시설, 호텔, 중소형 산업 현장 등 작은 배출원에 적용 가능한 중소형 CO₂ 포집·활용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포집하는 단계에서 곧바로 CO₂를 탄산염 자원으로 전환하는 방식을 통해 탄소감축과 자원화를 하나의 흐름으로 실현하는 중소형 CCU 솔루션을 지향합니다.

탄소중립은 일부 대형 배출원만 줄이는 것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산업 현장과 생활권 곳곳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CO₂까지 관리해야 실질적인 감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작은 배출원도 모이면 큰 배출원이 됩니다. 그리고 그 작은 배출원을 관리하고, 나아가 자원으로 되돌리는 기술이야말로 탄소중립을 생활권과 산업 현장으로 확장하는 중요한 시작점입니다.
 

기술은 이미 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제 산정·거래·제도가 함께 자리를 잡는다면, 중소형 탄소포집은 탄소중립의 사각지대를 메우는 현실적인 해법으로 확산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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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1,2 : ai 제작)